처음 단편영화를 기획할 때 많은 창작자가 줄거리 구상에는 오랜 시간을 쏟으면서도 정작 영화 시나리오 표준 문서 양식 설정 방법은 가볍게 넘기곤 합니다.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자유로운 형식으로 대본을 적어 스태프에게 건네면 전체 상영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고 촬영 현장에서 동선과 대사를 한눈에 파악하기도 힘들어집니다. 배우와 스태프가 한 장의 문서만 보고도 머릿속에 같은 화면을 그릴 수 있도록 표준 규격 세팅 기준과 작성 주의사항을 기초부터 정리했습니다.
영화 시나리오 표준 양식은 A4 용지 1페이지가 실제 영화 상영 시간 약 1분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실무 규격입니다. 본문 11pt·줄간격 160~180% 설정 원칙을 지키고, 현장에서 눈으로 보이는 행동과 들리는 소리만 현재형 문장으로 서술해야 촬영 계획표와 예산안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표준 문서 양식이 현장에서 중요한 이유
시나리오는 관객에게 읽히기 위한 문학 작품이 아니라 영화 제작을 위한 설계도에 가깝습니다. 프로듀서는 시나리오에 적힌 씬(Scene) 개수를 세어 촬영 회차와 로케이션 예산을 계산하고, 조명감독은 낮(D)과 밤(N) 표기를 보며 발전차나 야간 조명 대여 여부를 결정하죠. 만약 글자 크기나 여백이 제각각이면 대본 분량만 보고 러닝타임을 예측하는 기준 자체가 무너집니다.
공모전이나 제작 지원사업 심사에서도 표준 양식 준수 여부는 기본적인 평가 잣대가 됩니다. 하루에도 수십 편의 대본을 읽는 심사위원 입장에서 여백이 빽빽하거나 지문과 대사가 구분되지 않는 문서는 첫 장부터 피로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단편영화 제작 가이드 아카이브의 공정 흐름을 살펴보면 시나리오 규격화가 왜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단축하는 첫 단추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용지 여백과 기본 폰트 규격 세팅 기준
국내 영화 현장과 시나리오 공모전에서는 주로 한글(HWP)이나 MS 워드(DOCX) 문서를 사용합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단축키(한글 기준 F7)를 눌러 용지 여백부터 맞추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수십 페이지 분량의 줄바꿈이 밀리는 참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스태프들이 대본 여백에 카메라 워킹이나 콘티 메모를 적을 수 있도록 좌우와 상하 여백을 넉넉히 비워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 설정 항목 | 한글(HWP) 권장 수치 | MS 워드 권장 수치 | 실무 적용 이유 |
|---|---|---|---|
| 용지 여백 | 위·아래 20mm / 좌·우 25~30mm / 머리말·꼬리말 15mm | 상·하 2.54cm / 좌·우 3.0cm | 제본 시 글자 잘림 방지 및 현장 스태프 필기 공간 확보 |
| 권장 글꼴 | 신명조, 바탕, 함초롬바탕, 맑은 고딕 | 바탕, 맑은 고딕, 나눔명조 | 장시간 독해 시 눈의 피로도 감소 및 타 PC 폰트 깨짐 방지 |
| 글자 크기 | 씬 헤더 12pt(진하게) / 본문·대사 11pt | 씬 헤더 12pt(굵게) / 본문·대사 11pt | A4 1장당 약 1분 러닝타임 환산 비율 유지 |
| 줄간격 및 정렬 | 줄간격 160~180% / 왼쪽 정렬(양쪽 정렬) | 줄간격 1.15~1.5배 / 왼쪽 정렬 | 대사와 지문 사이 시각적 구분감 확보 |
국내 표준 대사 좌우 분할과 마스터 씬 양식 비교
시나리오 배치 방식은 크게 한국 영화계에서 오랫동안 써온 국내 표준 양식과 할리우드 중심의 영미권 마스터 씬(Master Scene) 양식 두 가지로 나뉩니다. 최근에는 한국 영화 현장에서도 두 방식을 절충해 쓰는 경우가 많지만 공모전 출품 규정에 따라 요구하는 스타일이 다를 수 있어 차이점을 알아두면 유용합니다.
인물명 좌측 + 대사 우측 탭 정렬
지문은 페이지 전체 폭으로 적고 대사를 쓸 때는 인물 이름 뒤에 탭(Tab) 키를 2~3회 눌러 대사 블록 전체를 오른쪽으로 들여씁니다. 한글(HWP) 환경에서 `Shift + Tab` 내어쓰기 기능과 궁합이 좋아 국내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가장 선호합니다.
인물명 중앙 + 대사 가운데 블록 정렬
인물 이름을 페이지 중앙에 배치하고 그 아래 줄에 대사를 좌우 여백이 좁은 중앙 블록 형태로 적습니다. 파이널 드래프트(Final Draft)나 파운틴(Fountain) 같은 해외 시나리오 전용 소프트웨어를 쓸 때 자동으로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씬 넘버와 장소 및 시간대 헤더 표기 원칙
새로운 장면이 시작될 때마다 가장 먼저 적는 줄을 씬 헤더(Scene Heading 또는 Slugline)라고 부릅니다.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 위치(장소)가 바뀌거나 시간 흐름이 끊기면 무조건 새로운 씬 넘버를 부여해야 합니다. 같은 아파트 안이라도 거실에서 안방으로 공간이 이동하면 조명과 마이크 세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므로 별도의 씬으로 나누어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 기본 표기 공식:
S# 1. 장소명 (실내/실외 구분) - 시간대(낮/밤)순서로 한 줄에 굵은 글씨로 작성합니다. - 공간 구체화: 단순히
S# 3. 길거리 (낮)이라고 쓰기보다S# 3. 골목길 편의점 앞 (실외 / 낮)처럼 미술팀과 제작부가 공간을 특정할 수 있게 적어줍니다. - 시간대 단순화: 촬영 조명 기준을 세우기 위해 가급적 낮(D)과 밤(N) 두 가지로 명확히 구분하고, 해 질 녘이나 새벽 매직아워가 꼭 필요한 장면만 해거름(Dusk)·새벽(Dawn)을 병기합니다.
지문과 대사 들여쓰기 간격 조절 방법
씬 헤더 아래에는 한 줄을 비우고 인물의 행동과 배경 상태를 묘사하는 지문(Action)을 적습니다. 지문은 왼쪽 여백에서 약 2~3칸(또는 10~15mm) 정도 들여쓰고 문장은 항상 현재형(~한다, ~걸어온다)으로 간결하게 끊어 씁니다. 한 문단이 4줄을 넘어가면 읽는 호흡이 답답해지므로 카메라 컷이 바뀌는 지점마다 줄바꿈을 해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대사(Dialogue)를 입력할 때는 인물 이름을 왼쪽에 적고 탭(Tab)을 눌러 대사 시작 위치를 맞춥니다. 대사가 두 줄 이상 길어질 때 둘째 줄이 인물 이름 밑으로 파고들지 않게 하려면 한글이나 워드에서 첫 줄 기준 내어쓰기(Shift + Tab)를 걸어두면 깔끔하게 정렬됩니다. 아래 조판 예시를 보면 지문과 대사의 들여쓰기 비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S# 4. 독립영화 편집실 (실내 / 밤)
불 꺼진 방 안. 듀얼 모니터의 푸른 불빛만 민수의 얼굴을 비춘다.
책상 위에는 식어버린 커피 캔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민수, 충혈된 눈으로 타임라인의 오디오 파형을 확대해 보다가 한숨을 내쉰다.
보이스오버와 인서트 등 필수 시나리오 기호 활용법
화면에 인물이 직접 등장하지 않는데 목소리만 들리거나 소품을 클로즈업해 보여줘야 할 때는 긴 설명 대신 약속된 영문 약어를 씁니다. 다만 초보 작가가 카메라 앵글 용어(C.U., Pan, Dolly 등)를 지문마다 남발하면 연출자와 촬영감독의 해석 영역을 침범하게 되므로 꼭 필요한 서사적 기호만 절제해서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 표기 약어 | 원어 및 명칭 | 적용 상황 및 표기 예시 |
|---|---|---|
| V.O. / N | Voice Over / 내레이션 | 인물의 속마음 독백이나 회상 내레이션처럼 현장 공간 밖에서 입혀지는 목소리 |
| O.S. / E | Off Screen / 화면 밖 효과음 | 같은 공간이나 문밖, 전화기 너머에 있어 화면에는 안 보이지만 현장 마이크에 수음되는 대사 |
| INS. | Insert (인서트 컷) |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 화면, 시계 바늘, 편지 문구 등 정보 전달을 위해 끼워 넣는 짧은 컷 |
| F.I. / F.O. | Fade In / Fade Out | 검은 화면에서 서서히 밝아지거나(F.I.) 어두워지며 장면을 마무리할 때(F.O.) 사용 |
| Montage | 몽타주 시퀀스 | 시간의 경과나 반복되는 훈련·일상을 여러 개의 짧은 컷으로 압축해 나열할 때 표기 |
표지와 등장인물 소개 페이지 구성 요령
시나리오 파일의 첫 장인 표지에는 작품 제목과 부제, 집필 완료 일자(또는 버전 표기), 작가 이름을 중앙 정렬로 깔끔하게 배치합니다. 단, 영화진흥위원회나 각종 영화제 시나리오 공모전에 제출할 때는 블라인드 심사 규정이 엄격하므로 표지와 머리말·꼬리말에 작가의 실명, 연락처, 소속 학교 등이 노출되지 않았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블라인드 규정을 어기면 내용과 무관하게 심사 대상에서 자동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지 다음 장에는 로그라인과 5줄 내외의 시놉시스, 그리고 등장인물표를 넣습니다. 등장인물 소개를 적을 때는 막연한 성격 묘사보다 나이대, 직업, 주인공과의 관계, 그리고 외형적·행동적 특징을 한두 문장으로 압축해 적어주면 배우 오디션 공고를 낼 때 캐릭터 시트로 바로 재활용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초보 작가가 집필할 때 피해야 할 실수 다섯 가지
문서 여백과 폰트를 완벽히 맞췄더라도 문장 서술 방식이 시나리오 문법에서 벗어나면 현장 스태프들이 대본을 해석하느라 애를 먹습니다. 초고를 다 쓴 뒤에는 아래 다섯 가지 주의사항에 해당하는 문장이 없는지 빨간 펜으로 지워나가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 촬영 불가능한 내면 심리 서술 금지: 지문에
철수는 옛날 첫사랑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진다라고 적으면 배우도 카메라도 무엇을 찍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철수, 지갑 깊숙한 곳에서 빛바랜 증명사진을 꺼내 한참을 들여다본다처럼 눈으로 볼 수 있는 행동으로 바꿔 적어야 합니다. - 과거형·추측성 어미 배제: 영화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예술이므로 지문에
~했었다,~인 듯하다,~보인다같은 표현을 쓰지 않고 현재형 단문으로 명확히 서술합니다. - 설명충 대사(정보 전달용 대사) 줄이기: 관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려고 등장인물끼리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어색하게 브리핑하는 대사는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립니다. 시각적 소품이나 상황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정보는 대사에서 과감히 덜어내세요.
- 괄호 지문(연기 지시문) 남발 자제: 대사 앞에 붙이는 괄호 지문은
(비꼬듯이),(수화기를 내려놓으며)처럼 대사의 뉘앙스가 반어법이거나 짧은 동시 동작이 필요할 때만 최소한으로 사용합니다. - 한 인물의 명칭 혼용 금지: 초반에는
남자라고 표기했다가 중반부터현우로 바꾸면 스크립터와 배우가 다른 인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첫 등장부터 끝까지 동일한 인물명을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완성된 대본 저작권 등록과 표준계약서 활용 절차
수개월간 공들여 완성한 시나리오를 외부 제작사에 투고하거나 스태프·배우 모집 커뮤니티에 공유하기 전에는 내 창작물의 권리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지만 제3자에게 창작 시점과 원작자임을 법적으로 입증하려면 공식 등록 절차를 밟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온라인 신청 방법과 수수료 감면 기준은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등록시스템(CROS) 등록절차 안내에서 단계별로 확인하고 집에서 간편하게 접수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공동 집필을 하거나 연출자가 다른 작가의 대본을 영화화하기로 합의했다면 구두 약속 대신 서면 계약서를 작성해야 향후 영화제 상금 배분이나 판권 귀속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각색권, 크레딧 명기 방식,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조항이 정리된 양식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 시나리오 표준계약서 자료실에서 4종 표준 문서와 해설서를 무료로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으며, 전반적인 창작물 권리 변동 기준은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저작권 등록 가이드에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질문들
Q15분 분량의 단편영화 시나리오는 A4 용지로 몇 장 정도 써야 적당한가요?
표준 문서 양식(글자 크기 11pt, 줄간격 160~180%)을 기준으로 표지를 제외하고 본문 12장에서 15장 내외가 적당합니다. 대사가 적고 호흡이 느린 드라마 장르라면 10장 분량으로도 15분 영화가 나오고, 티키타카 대사가 많은 코미디 장르라면 17~18장까지 늘어나기도 합니다.
Q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대화 장면은 시나리오에 어떻게 표기하나요?
스마트폰 화면을 직접 클로즈업해서 보여줄 계획이라면 지문에 INS. 스마트폰 화면 - 문자 메시지창이라고 적고 대화 내용을 적습니다. 반면 인물의 표정을 비추면서 화면 위에 자막 그래픽으로 띄울 연출이라면 지문에 화면 한쪽에 떠오르는 자막: "오늘 몇 시에 끝나?"처럼 화면 연출 방식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주는 편이 좋습니다.
Q한글(HWP) 대신 노션(Notion)이나 구글 문서로 시나리오를 써도 되나요?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초고를 빠르게 써 내려갈 때는 노션이나 구글 문서가 훨씬 편리합니다. 다만 촬영 현장에 배포하거나 공모전에 제출할 때는 페이지 번호와 씬 단위 줄바꿈이 고정되어야 하므로 최종본은 한글이나 워드 표준 양식으로 옮겨 조판한 뒤 PDF 파일로 변환해 공유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퇴고와 대본 리딩으로 시나리오 완성도 높이는 법
초고 작성을 마쳤다면 모니터 화면으로만 읽지 말고 반드시 종이로 인쇄해 소리 내어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눈으로 읽을 때는 매끄러워 보였던 대사도 직접 입 밖으로 발음해 보면 어색한 번역투 어미나 숨이 차는 긴 문장이 금방 드러납니다. 스톱워치를 켜두고 지문은 눈으로, 대사는 실제 연기 호흡으로 읽었을 때 걸리는 시간이 내가 목표한 영화 러닝타임과 비슷한지 측정해 보는 것도 좋은 훈련입니다.
표준 양식 템플릿 파일을 한 번만 제대로 만들어 저장해 두면 다음 작품을 쓸 때마다 서식 설정에 들이는 에너지를 온전히 이야기 창작에 쏟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정리한 여백 수치와 다섯 가지 집필 원칙을 바탕 삼아 현장에서 누구나 막힘없이 읽을 수 있는 탄탄한 첫 시나리오를 완성해 보시길 바랍니다.